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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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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팡이 | 2013.03.08 05:12 | 조회 10176



    ‘교회가 커지면 세상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고국의 어느 교회를 향하여 쓴소리를 하시는 존경하는 목사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요즘 그 교회는 안팎으로 모진 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국 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의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의 모델이며 신망받는 교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멀리 바다 건너 목회하는 부족한 종에게도 고국의 S 교회 문제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질 않습니다.

    ‘교회가 커지면 세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이 자칫 세상의 포퓰리즘(Populism)을 말씀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상에 본이 되는 모습을 보이라는 권면으로 들려집니다. 하신 말씀처럼 세상을 섬기는 일에 주도적이 돼야 한다는 말씀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편 이 말씀을 하신 목사님의 다음 글이 필자의 마음을 고민하게 했습니다. ‘독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쥐를 잡아야 한다’는 말씀은 참 이해하기 힘든 내공을 가진 말씀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세상이 교회를 더 걱정한다’는 현시대에 한국교회를 염려 하시는 말씀 중 하나라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하시는 목사님은 보통 저와 같은 목회자가 아니시고 수많은 주의 종들과 성도들이 존경을 받는 분이시기에 한 말씀 한 말씀이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교회뿐 아니라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교회들과 세상에 그 파장 또한 적지 않은 것을 고려하셔야 한다 생각됩니다.

    필자는 과연 비유하신 ‘독’이 무엇이고 ‘쥐’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은 깨져도 쥐만 잡으면 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말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야 상황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시겠습니다만 저는 이 글이 자칫 오해하면 교회가 깨져도 된다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독만 깨지면 다행이지만 독 깨는 일 때문에 동네가 시끄러워지고 쥐가 문제가 아니라 교회 자체의 불신이 세상에 깊어지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은 저만의 고민일까요?

    이럴 때 예수님이 마지막 예루살렘을 방문하시고 ‘성전정화사건’을 감행하시고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 상황이 떠오릅니다. 물론 주관적인 해석일 수 있겠습니다. 예수님을 향해 ‘어떤 권세로 그와 같은 일을 하느냐?’고 추궁하는 대제사장들 서기관과 장로들 앞에 예수님은 대답지 않으셨다고 합니다.(눅20)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정말 예수님 스스로 어떤 권위로 그런 일을 감행하시고 그렇게 권위 있는 가르침을 주시는지 몰라서 대답지 않으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성경 여러 곳에 주님은 하늘의 권세로 자신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음을 피력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독 성전 정화 사건 후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는 대답을 피하셨던 것입니다. 여러 가지 정황상 이유들을 찾아 볼 수 있겠습니다만 부족한 필자의 생각은 그곳에 모인 말씀을 갈망하는 사람들, 따르는 무리, 주님이 의분을 드러내시며 지키려 하신 성전의 권위를 본인이 훼손하고 싶지 않으셨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만일 어떤 대답을 하시든지 그 후에 일어날 수 있는 파장에 대한 문제를 성전에서 야기하고 싶지 않으셨으리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리한 생각일까요?

    ‘교회’를 신학적으로 따져 묻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주님의 몸’인 것은 분명하고. ‘주님의 피의 값’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이건 지켜져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교회가 오염되고 부패하여 가는 것을 그냥 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환경’과 ‘때’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님이 복음 전하심을 누구에게나 허락지 않으심처럼 말입니다.

    혹여 우리가 ‘의’를 세우기 위해 ‘벼룩 잡다가 초가삼간 다 태우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봅니다.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이 있습니다. ‘뿔 바로잡으려다가 소 잡는다’는 의미입니다. 교회가 나뉘는 아픔을 경험해본 부족한 종으로서 고명하신 목사님이 교회를 바로 세우시려 주시는 메시지에 토를 달려는 마음은 없습니다. 그저 독을 깨기보다 지키며, 쥐가 될지 뿔이 될지 모르나 그 또한 주의 은혜로 자기 위치를 바로 잡아가는 은혜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기도하며 몇 자 적어봅니다. @Ki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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