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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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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팡이 | 2013.09.24 18:27 | 조회 12848


    자식을 키우다 보면 자식이 잘못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바로 잡아주려고 애를 씁니다. 야단도 칩니다. 그러나 조언에 순응하지 않는 자식의 모습에 점점 도를 지나쳐 자기가 의도하지 않은 상황으로 치달아 폭력을 행사하는 폭력부모가 될 때가 있습니다. 폭력이 부모가 의도했던 교육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그 시작은 자식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었을 것입니다.

     

    교회 안에도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은혜를 받고 신앙생활 잘하고, 봉사도 잘해서 주변으로부터 인정과 신망을 얻습니다. 그러나 교회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다 보니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는 상황들이 연출됩니다. 감정에 상처를 받고 분노가 생기는 때가 찾아옵니다. 그 상황을 믿음으로 해결해 보겠노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 보지만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 자신이 몸담고 섬겨왔던 공동체를 쓰나미처럼 흔들고 떠나버리는 것입니다.

    시작의 마음과 너무나 다른 우리 삶의 한 부분들입니다.

     

    교회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목회자나 교회에 관심과 사랑을 갖는 누구나 기대하는 일입니다. 또한, 그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성장에만 몰두하고 '왜 성장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기 위해 성장해야 하는지'를 간과하고 간다면 그 교회는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바다 위에 떠돌아다니는, 처리 해야 하는 '쓰레기섬'에 불과한 것입니다. 멀리서 보면 섬같이 생겼고 육지 같이 생겼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버려지고 쓸모없는 쓰레기들로 잔뜩 싸여 거대한 섬처럼 보이는 그런 섬 말입니다.

     

    얼마 전에 제가 모시던 홍정길 목사님께서 모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목회 40년을 돌아보시며 "나의 목회는 실패한 목회다"라고 고백하셨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남들이 어찌 보았든 상관없이 본인도 성장주의를 따랐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후배들에게는 "예수님 본받는 삶 살아라. 충고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6년간을 옆에서 모셨던 저로서는 놀랄 만한 고백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교회를 더 많이 더 크게 키우실 수 있었던 분이고, 그래도 한국교회에 누구보다 존경과 신망을 받는 어른으로서 자기 교회뿐 아니라 주변의 연약한 교회를 생각하시는 모습을 지켜봐 왔기에 더욱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고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미국의 대형 교회의 모습과 목회자의 모습들을 목표로 하고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변질되 버린 '부름심'의 목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신학을 시작할 때의 부름은 주님이셨고, 그분을 따르는 방법은 바울 사도의 고백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눈에 보이는 현실은 세상에서 성공했다는 OO교회의 모 목사님이었고, 내가 모시던 목사님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지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더 많이, 더 크게 교회를 세워가지 못하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나의 모습이라면 교인이 얼마가 됐고, 교회가 어느 사이즈를 이루었든지 "나도 실패한 목사였노라" 고백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부분 목회자는 충성보다 성공을 원하지만, 하나님은 성공보다 충성을 원하신다"는 말을 하신 어느 목사님이 생각납니다.

     

    눈에 보이는 상황 때문에 내가 가진 처음 마음이 변질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믿음과 사명을 지키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겠습니다. @Ki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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